10개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짧은 에세이/10곡의 노래로 기억하는 그 시절 이야기

10곡의 노래로 기억하는 그 시절 이야기(3) - '비오는 오후'

작가상비군 2024. 9. 15. 14:02

[강변가요제를 떠올린다]

 

88올림픽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 하던 그 해,

그 해에도 올림픽에 한달 앞서 강변가요제는 빠지지 않고 열렸다.

1979년 시작된 강변가요제, 해마다 남이섬 또는 춘천 중도에서 개최되었고 대학가요제와 더불어 가장 권위있는 신인들의 등용문이 되었던 축제였다.

 

1988년, 지금도 당시 강변가요제를 지켜보던 내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기억하는 노래가 있다. '비오는 오후', 가수는 박성신. 그 해의 대상은 담다디를 부른 이상은, 금상은 슬픈그림 같은 사랑을 부른 이상우였다. 두 가수는 이후 스타의 반열에 오를 만큼 많은 히트곡을 냈고 꾸준한 사랑도 받았다. 지금 여전히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박성신이란 이름의 가수는 이제 세상에 없다.

 

대회를 TV로 지켜보면서 비 오는 오후라는 곡을 부른 박성신의 대상을 점쳤다. 파격적인 등장의 이상은이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세련된 발라드에 정통파 가창력을 보여준 박성신 쪽에 조금 더 점수를 주었다. 결과는 장려상 수상, 그리고 높은 상은 못 주었지만 실력만큼은 인정한 듯 가창상이 추가로 주어졌다. 두개의 상을 받음으로써 조금은 위안이 되었을까?

 

박성신 님은 이후 한번만 더라는 곡으로 인기를 얻었고 이름을 알렸다. 이 곡은 이승기, 나얼의 리메이크로 2000년대 이후로도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201446세의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번만 더라는 히트곡이 있지만 나에게는 비오는 오후에 대한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다. 1988, 이전과 이후 개최된 강변가요제에서 많은 대형가수와 히트곡들이 나왔지만 대회에 대한 관심과 흥행은 이 떄가 정점이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아쉬운 수상과 이후 충분한 생을 살아가지 못한 한 가수가 불렀던 비오는 오후라는 곡을 기억한다. 라디오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곡이기에 가끔씩 일부러 찾아서 듣곤 한다. 여자 아이돌 그룹의 메인보컬 중 한 사람의 리메이크곡으로 재탄생해서 드라마 삽입곡으로 쓰여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올림픽개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 마스코트 호돌이, 세계4위의 성적과 감동이 기억되는 그 해. 강변가요제의 점점으로 기억하는 그 떄, 중학생던 나의 학생으로서의 별다른 이벤트는 떠오르지 않는다.

 

"기억은 가장 강력한 사건으로 남는 것인가 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