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탕면 한 그릇으로 잠시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
외국색이 짙게 드러나는 음식을 접하면 그 순간만큼은 그 나라로 공간이동이 가능할 때가 있다.
음식점 내부의 인테리어 분위기와 외국인 손님까지 자리를 채워준다면 그 이상의 셋팅은 없다.
오늘 우연히 발견한 가오픈 식당에서 새우탕면 한 그릇을 먹었다.
'리마우' 라는 이름의 식당
메인 메뉴는 락사*를 베이스로 한 커리락사와 새우탕면
*락사: 닭이나 생선을 우려낸 매콤한 국물로 만든 쌀국수, 말레이시아 국수요리
어떤 음식인지도 모르고 '새우탕면' 네 글자에 꽂혀 들어갔다.
식당은 가오픈이라고 되어 있었다.
(나중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가오픈 상태로 한달정도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메뉴개발 및 조정기간인 듯 하다고)
5~6개의 테이블과 창밖을 바라보며 앉는 바테이블이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날무렵이어서 그런지
가오픈 중이라 홍보가 덜 되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외국인 두 명이 함께 식사 중인 하나의 테이블만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혼자 들어가기에 덜 부담스러웠다.
들어가자마자 간단한 인사와 함께 새우탕면 한 그릇 먹으러 왔다고
옛날 아저씨들 주문하듯 말로 의사표현을 했다.
그러자 자리에 앉아 탭으로 주문하시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잠시 머쓱해하며 자리에 앉아 주문과 (선불)결재까지 완료한다.
'새우탕면, 닭고기 토핑에 고수 포함'
오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닭고기가 얹혀진 가는 쌀국수, 동남아 향신료에 내가 선택한 고수의 향이 더해졌다.
국물 먼저 한술 뜬다.
국물먼저?
한국인이라서? 아저씨라서?
정답: 한국인 아저씨라서.
조금 짠 듯한 첫 맛에서 시작했지만 음식에 잘 맞는 간이라고 생각하며 먹는다.
닭고기 토핑이 있어 다소 부족한 국수의 양을 채워준다.
맵지않은 매콤함을 담고 있다.
가격은 11,000원
충분한 양의 새우와 삶은 계란 반쪽, 그리고 관자살까지.
국물 색과 달리 건강한 맛이다.
베트남, 태국쌀국수와는 또 다른 맛과 느낌의 말레이시아 쌀국수 '락사'
(현지에서 먹어본 적은 없어서 이게 락사인지 확정은 못 하겠다.)
커리락사를 맛 보기 위해 한번 더 방문해 봐야겠다.
돌아다니면서 까페는 종종 혼자 다니지만 식사는 잘 안했는데
가끔은 오늘처럼 새로운 맛을 찾는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이 만원의 행복?
(한 끼가 아니라 하루동안 만원 쓰는 걸 의미했는데 이제는 한끼도 어렵다)
아뭏든 괜찮은 소비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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