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빼Go 이탈리아/까페,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의 시간

작가상비군 2024. 11. 12. 19:35

 

까페에 들어간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

나의 기호를 물어온다. 

"산미 있는 것과 고소함이 있는, 어떤 걸로?"

원두의 종류가 복수 이상인 경우다.

내가 먼저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종류는 한가지인가요, 아니면?

 

에스프레소만 '달랑' 한잔 주문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그야말로 한 두모금만에 끝나는 커피인데

테이블에 앉자마자 꿀꺽 마시고나면?

덩그러니 남은 내 모습이 어딘지 어색할 것만 같다.

간단한 베이커리 메뉴하나를 추가하거나

커피가 더 당길 때에는 아메리카노를 한잔 더 주문한다.

 

오늘은 베이커리 메뉴하나

Kafe Liff 송도

 

 

까페를 들르는 주된 목적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보면 세가지가 될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기 위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그리고 커피 자체가 목적인 경우

 

주된 목적 안에 보조적인 이유가 딸려 들어가

두가지 이상의 목적이 있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그럴 경우라도 가장 우선의 이유를 꼽게되면

이들 세가지 중에 하나가 된다.

 

혼자 까페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신다는 것은

나의 경우 커피 자체가 목적이다.

30분 이상 까페에 머물기 어렵다.

(까페 체류의 목적이 더해진다면 아메리카노를 추가주문할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까페 문화도 그리고 나의 경험치도

에스프레소화(?) 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보다

까페공간 자체를 누리는 시간이 더 길 것이기 때문이다.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이

내가 주문한 에스프레소 트레이를 비춘다.

 

 

어쩐지 이 순간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분이다.

 

짧게 즐겨야 하는 순간을

베이커리 메뉴가 조금은 늘려줄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내 삶의 한 순간을 보낸다.

에스프레소의 시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