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즐겨 마신다.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는 아니고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 족이다.
젋은이가 아니라서? 그런 세대구분적인 습관은 아니고 커피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따뜻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에스프레소로 갈아탔다. 주력 종목이 바뀐 것.
반년쯤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아메리카노를 완전히 등진 것은 아니다.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더 많고,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실 때에도 가끔 믹스커피를 마셨듯이 상황에 유연하게 움직일 정도의 관대함도 있다.
나에게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일상적인 것이다.
그러던 중 에스프레소로 전환한 계기가 생겼는데 이태리어를 조금 해 볼까(?) 하며 뛰어든 것이다.
언어를 공부로 하기는 싫어서 취미로 삼아보자는 마음인데 이탈리아는 그 취미라는 말에 상응하는 문화적 컨텐츠가 가득해서 끌렸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커피이고 바로 에스프레소이다.
그리고 '이태리어를 사용한다면 아마도 까페에서 먼저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탈리아인들에게 에스프레소는 일상적인 루틴이며 삶인 것으로 보인다.
에스프레소로 넘어오는 순간 나의 커피소비 패턴은 크게 달라진다.
에스프레소 바를 찾아다니게 된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까페를 찾기보다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찾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직장인 시절과 달라진 일상이다)
그래서 원하는 까페를 의식적으로 찾아가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제는 그 과정에서 '에스프레소 바' 라고 하는 키워드가 삽입된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에스프레소를 이탈리아에서는 Caffe normale 또는 그냥 caffe로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곳을 'Bar' 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급 술을 파는 공간으로서의 Bar와는 차이가 있다.
에스프레소는 까페 혹은 커피숍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어딜가도 볼 수 있는 메뉴이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바로 명명된 까페에 가면 최소 2가지 이상의 에스프레소 메뉴가 있다. 물론 분위기도 조금 다르다.
이런 에스프레소바에서는 Caffe normale(노르말레)의 가격이 오히려 저렴하다.
간혹 이탈리아처럼 스탠딩 테이블이 있는 곳도 있는데, 서서 에스프레소를 즐길 경우 금액은 더 내려가기도 한다.
Demitase라 불리는 전용잔도 자체 하우스 잔부터 커피브랜드가 찍힌 잔, 개인이 별도로 구매한 잔 등 다양하다.
이 잔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그 까페를 즐기고 이해하는 하나의 재미가 된다.
에스프레소를 마시지 않을 땐 몰랐다.
'저 작은 잔을 불편해서 어떻게 잡지?'
'한두모금 마시면 끝나는데 남는 시간엔 어쩌지?'
'테이크아웃은 당연히 안될텐데 팔리기는 하는 건가?' 등등 의아하게 여겼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넘어와보면 다른 세상으로 오는 것이다."
다른 문화로 넘어 오는 것이기에 앞서 이야기한 염려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Un caffe, per favore" (에스프레소 한잔 주세요)
끝.
'힘빼Go 이탈리아 > 까페, 에스프레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스프레소 시음기 - four inch tiger(2) (2) | 2024.12.02 |
---|---|
에스프레소 시음기 - four inch Tiger (0) | 2024.11.26 |
에스프레소 시음기 - 돌핀 에스프레소 블렌드 (1) | 2024.11.20 |
모닝 에스프레소 - 번트 커피 (3) | 2024.11.14 |
에스프레소의 시간 (1) | 2024.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