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이야기/2024년

2024) 하고싶은 이야기 - 문화생활

작가상비군 2024. 10. 25. 06:30

문화생활 하면서 살고 계신가요?

 

누군가 내게 물어준다면 2024년에 나는 어떤 결과물이 있을까?

문화생활의 범위는 정하기 나름이어서 나에게 맞춰 특정할 필요는 있다.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문화생활의 공통분모가 될 하나의 단어를 정한다면

'관람' 이 좋을 것 같다.

각종 공연, 전시, 그리고 스포츠경기가 해당된다.

 

나이가 들고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한달에 한번은 이들과 관련된 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

그럴 수 있다면 일단 몸과 마음에 어느정도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것이고,

생계유지 이상의 금전적 여유도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문화생활이 주는 재미는 오히려 덤으로 느껴지는 만족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뭐, 아직 그 정도 나이가 든 것은 아니다.

 

 

2024년,

올해 내가 현장감을 느끼면서 경험한 관람은 11월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단 두번이다.

 

그 첫번째,

'변천사, 변진섭 콘서트'

 

무더웠던 지난 여름, 하지만 이날은 비가왔다. 

아내가 미리 예매해 둔 공연이었다. 평소 콘서트를 즐길만큼의 여유는 없는 삶을 사는 아내가 나를 생각해서 준비한 깜짝이벤트 같은 것이었다.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그떄 처음 방문하게 된 공연장인데 꽤 마음에 들었다. '그냥 딱 좋다'  이런 느낌?

 

가수의 콘서트는 연례행사로 한번씩 즐기면 나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20대 연애시절이 아닌 다음에야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 살아보니 그렇다. 이번 공연 이전에 경험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걸 보면.

모처럼 변진섭 형님의 노래를 현장감 있게 듣고 따라하고 일어서서 즐기다 왔더니 오랜 시간의 자물쇠에 갇혀있던

경험에너지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느낌이다.

'의식적인 노력을 해서라도 1년에 한번은 가수의 콘서트장을 찾아야겠구나' 

마음 속으로 생각해본다.

 

 

그리고 두번쨰,

'서양미술 800년'

 

'여의도 The 현대 몰' 내에 있는 갤러리에서 3개월 넘게 전시된 '서양미술 800년 展'

 

사실 난 미술을 모른다. 갤러리를 방문해서 둘러보는 것에 불편함은 없지만 그것과 미술에 대한 이해도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예술의 전당이든, 인사동이든 어디서 미술전시회를 만나도 자연스럽게 들어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실제로 그러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술은 모른다 라고 말하는게 솔직한 이야기다. 본다고 아는 건 아닐테니까.

 

이날은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고 그 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들러보게 된 것. 물론 사전에 확인정도는 했다.

그리고 도슨트의 설명도 있다고 해서 방문했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슨트 사정으로 설명이 취소되면서 난 열심히 아주 열심히 그림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비교적 자세한 설명들이 그림의 이해를 돕도록 되어 있었다.

 

열심히 읽어보면서 최대한 내 지식들을 소환해보려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작품에 대한 예의로 작품사진은 찍지 않았다.)

 

한걸음 다가서도 보고 뒤로가서도 보고, 왼쪽, 오른쪽 각도에서도 바라보며 나름의 노력들을 하며 감상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작품설명과 더불어 아주 조금은 이해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갤러리 밖으로 나오자마자 내 기억 속에 남은 건 한가지도 없었다.

 

이와 같은 경험도 쌓이고 쌓여야 나의 감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축적된 감각들이 감상하는 순간에 함께 일어나 작동할 때, 문화생활로서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내 삶의 소중한 일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4, 올해 나의 문화생활은 이 두가지로 마감할 것이 예상된다. 

그래도 감각과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깨어나게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이제 내년엔 조금 더, 그리고 내후년엔 그 보다 더, 이렇게 나아가며 나의 삶을 채워가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