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와 중국생활]
신승훈 님의 'I believe'
삼성 마이젯 프린터 광고에서 테크노댄스를 추며 CF모델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렬했던 전지현 님을 단숨에 흥행보증 주연급 배우의 위치로 올려 놓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한국에서의 흥행성공은 물론 이 영화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당시 중국은 문화컨텐츠에 대한 관리가 전혀 되지 않던 시기여서 B판, 짝퉁CD 등으로 불리우던 불법복제품의 거래가 일상화 되어있었다. 길거리는 물론 대형상권에 있는 잘 갖추어진 판매샵, 심지어 대학교 내의 문구점에서조차 이와 같은 불법복제CD와DVD는 아주아주 저렴한 가격에 정정당당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중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외국컨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망이 (컨텐츠 제작자 및 해당국가와는 무관하게) 편안하게 형성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환경 덕분(?)에 '엽기적인 그녀' 와 전지현 님의 인기는 상당히 높았다.
엽기적인 그녀가 세상에 나오고 3년여쯤 지났을 무렵 나는 중국으로 갔다. 그리고 1년을 머무르며 중국어를 공부하고 그곳의 삶을 경험했다. 그때 직접 접해본 중국인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엽기적인 그녀' 영화를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알고 있거나 보았다는 것을.
한번은 중국인 친구들과 노래방에 간 적이 있었다. 그래도 이들이 들어본 노래를 해야 덜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처음 선택한 곡이 신승훈 님의 ‘I believe’였다. 엽기적인 그녀 메인테마곡으로 이미 중국어로 개사한 노래도 있을만큼 영화의 인기와 함께 잘 알려진 노래였다. 다행스러운 건 신승훈 님의 노래들은 나와 잘 맞아서 즐겨 듣고 불러왔던 터라 조금은 자신있게 선택할 수 있었다. 내가 만난지 얼마 안된 이들 앞에서 어느정도 가창력을 뽐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노래이기도 했다.
아뭏든 그렇게 'I believe'는 중국인들 앞에서 가장 먼저 불러 본 곡이 되었다.
그 때 중국에서 보낸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1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지금 돌아봐도 소중한 경험과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떠올릴 때 함께 기억나는 노래 'I believe'
이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중국의 몇몇 도시들로 출장을 다녔다.
특정 도시는 한동안 매월 방문할 정도로 자주 다니기도 했다. 코로나 이전의 일이다.
그 시간들도 어느덧 3년이 훌쩍 지나 4년을 향해 간다.
오랜만에 중국을 한번 다녀오고 싶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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