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짧은 에세이/10곡의 노래로 기억하는 그 시절 이야기

10곡의 노래로 기억하는 그 시절 이야기(7) - 고백

작가상비군 2024. 9. 27. 07:00

[소개팅 女라면 이 노래를]

맘에 드는 소개팅 상대와 혹은 썸타는 이성과 노래방에 갔을 때 그에게 플러팅하기 좋은 노래가 있다면?

시대와 세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나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노래가 있다. 물론 내가 남자니까 여자가 불렀을 때 나를 설레게 할 만한 곡이다.

이 곡은 선곡만으로 이미 나의 눈길을 끌게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처럼 잘 하는 것보다 가창력이나 리듬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순수하고 밝게 부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더불어 노래하는 중간중간에 눈이라도 몇 번 마주쳐주면 그야말로 없던 마음도 생겨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혜경 님의 고백

 

밀레니엄 2000년을 맞이하던 무렵 나온 곡으로 매력적인 보컬의 박혜경 님이 정말 순수한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음색으로 그야말로 예쁘게 불렀다. 큰 히트를 친 곡이라고 말하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꽤 오랫동안 불리워지는 곡이고 사랑받는 노래이다.

 

누군가 내 앞에서 이 곡을 선택하고 부른다면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내가 어느정도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론 다수가 있는 회식자리에서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여서 부르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랬다고 해도 자신의 특별하지 않은 감정과 상관없이 남자들의 관심은 충분히 끌게 될 것이다.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

 

이 노래가 한창 흘러나오던 2000년은 한 세기가 바뀌면서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만 같았고,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의 생각과 같았는지 달랐는지 모르게 이런저런 변화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난 사회에 첫발을 내밀었고 여러가지 새로운 경험을 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이전과는 다른 삶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박혜경 님의 ‘고백이란 노래는 인생의 한 전환기에 마음 속에 남는 노래가 되었다.
지금 이야기 하는 것처럼 그 때를 회상하게 해 주고 그와는 반대로 그 떄를 생각하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 

 

그리고 1년여쯤 지난 2001년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가 나왔다.
장나라 님의 고백이다.

'고백'이란 제목에서 이미 상대에게 큰 의미를 주기는 하지만 장나라 님의 노래 또한 앞선 박혜경 님의 곡 만큼이나 강력한 플러팅 곡으로 다가왔다. 마찬가지로 기술적으로 잘 부르면 상대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 노래실력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 안된다는 말이다. 저 노래는 잘 못해요.’ 라는 마음으로 불러야 고백다운 고백처럼 들린다. 오히려 더 설레이게 만든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두 곡이 나온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이 노래들은 나의 귀를 솔깃, 눈은 고정, 심장은 간질간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러주는 사람은 없지만)

 

난 평소 ‘설렘이란 말을 좋아한다.
긴장은 불편함이 있지만 설렘은 기대만을 반영한다. 그래서 좋다.

설렘으로 시작한 2000년대, 그리고 설렘을 이끌어내는 노래 고백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해도 잊혀지지는 않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