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女라면 이 노래를]
맘에 드는 소개팅 상대와 혹은 썸타는 이성과 노래방에 갔을 때 그에게 플러팅하기 좋은 노래가 있다면?
시대와 세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나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노래가 있다. 물론 내가 남자니까 여자가 불렀을 때 나를 설레게 할 만한 곡이다.
이 곡은 선곡만으로 이미 나의 눈길을 끌게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처럼 잘 하는 것보다 가창력이나 리듬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순수하고 밝게 부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더불어 노래하는 중간중간에 눈이라도 몇 번 마주쳐주면 그야말로 없던 마음도 생겨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혜경 님의 ‘고백’
밀레니엄 2000년을 맞이하던 무렵 나온 곡으로 매력적인 보컬의 박혜경 님이 정말 순수한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음색으로 그야말로 예쁘게 불렀다. 큰 히트를 친 곡이라고 말하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꽤 오랫동안 불리워지는 곡이고 사랑받는 노래이다.
누군가 내 앞에서 이 곡을 선택하고 부른다면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내가 어느정도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물론 다수가 있는 회식자리에서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여서 부르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랬다고 해도 자신의 특별하지 않은 감정과 상관없이 남자들의 관심은 충분히 끌게 될 것이다.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
이 노래가 한창 흘러나오던 2000년은 한 세기가 바뀌면서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만 같았고,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의 생각과 같았는지 달랐는지 모르게 이런저런 변화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난 사회에 첫발을 내밀었고 여러가지 새로운 경험을 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이전과는 다른 삶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박혜경 님의 ‘고백’ 이란 노래는 인생의 한 전환기에 마음 속에 남는 노래가 되었다.
지금 이야기 하는 것처럼 그 때를 회상하게 해 주고 그와는 반대로 그 떄를 생각하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
그리고 1년여쯤 지난 2001년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가 나왔다.
장나라 님의 ‘고백’이다.
'고백'이란 제목에서 이미 상대에게 큰 의미를 주기는 하지만 장나라 님의 노래 또한 앞선 박혜경 님의 곡 만큼이나 강력한 플러팅 곡으로 다가왔다. 마찬가지로 기술적으로 잘 부르면 상대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 노래실력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 안된다는 말이다. ‘저 노래는 잘 못해요.’ 라는 마음으로 불러야 고백다운 고백처럼 들린다. 오히려 더 설레이게 만든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두 곡이 나온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이 노래들은 나의 귀를 솔깃, 눈은 고정, 심장은 간질간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러주는 사람은 없지만)
난 평소 ‘설렘’이란 말을 좋아한다.
긴장은 불편함이 있지만 설렘은 기대만을 반영한다. 그래서 좋다.
설렘으로 시작한 2000년대, 그리고 설렘을 이끌어내는 노래 ‘고백’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해도 잊혀지지는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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