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화에 대해
인간은 누구나 늙고 누구나 죽는다는 명제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은 모두가 같지 않다.
나는 어떨까?
인간의 평균수명은 확실히 늘어났다. 그리고 의학발전에 따라 여전히 조금씩 더 늘어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젊게 사는 시간보다 늙게 사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은 인위적으로라도 젊게 사는 시간을 더 늘리고자 노력한다.
이른바 항노화(안티에이징, Anti-aging)다.
'세월앞에 장사없다'
흔히 젊을 때 부터 보아왔던 어떤 이가 나이든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하는 이야기.
만약 누군가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면 그 떄 나는 몇 살일까?
(물론 농담처럼 20대에서 30대만 되어도 "아이구, 세월앞에 장사없다니까"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의미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한다.)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노화현상은 (새치가 아닌) 흰머리다.
겉에서 바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뒷 머리를 살짝 들어 올리면 안쪽에는 흰머리가 있는 경우였다.
40대가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40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다.
옆머리 아랫부분을 수놓기 시작했다.
'에잇, 이런 모양으로 흰머리 생기는 건 싫은데...'
뭔가 학자의 느낌이 드는, 떄로는 젊은이들의 부분탈색 같은 전체적으로 드문드문 형성되는 모습을 원했다.
역시 노화는 뜻대로 안된다.
두번쨰 노화는 노안이다.
생각보다 빨리 왔다.
눈, 시력에 있어서는 큰 굴곡없이 - 줄곧 양쪽 모두 나안시력 1.2~1.5를 유지하며 - 잘 살아왔던 나였기에
노안증상은 의외였고 맘에 들지 않았다.
시작은 마트에서 물건 사면서 들여다 보는 세부사항들이 잘 안보이는 것부터다.
안보이는 글자의 크기가 점점 확대되고, 나아가 손톱깎을 때에도 돋보기용 안경이 필요하기 시작했다. (작은 글씨가 눈에 잘 안들어 올 때 이미 안경을 맞추어 구매했다.)
'이렇게 나도 늙어가는구나.'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받아들이기 싫은 뉘앙스로 조용히 읊조린다.
청력에서도 신호가 왔다.
생활 속에서 불편을 인지한 것은 아니다.
건강검진에서 한쪽 청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삶 속에서 인지 되고 있지는 않지만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
신경을 쓰면 점점 그렇다고 느끼게 된다.
정말 그런 것도 같다.
잘 모르겠다.
어리고 젊게만 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늙어가는 것이 어색하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마음까지 온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의 노화가, 그리고 나의 늙음이 초라해 보이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있다.
'그저 (당연한 것이니까) 맘 편하게 받아들이자' 라는 자기 최면이나 내려놓음의 이야기가 아니다.
늙기 전 인생에서 이루어 놓은 것이 있도록 해야하고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
이 두가지를 통해 노화와 늙음 앞에 약해지지 않는 것.
진정 해야 할 일이다.
끝.
'10개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짧은 에세이 > 10개 영역에서 건강관리법 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개의 영역에서 건강관리법 찾기 - (3)식습관 (2) | 2024.11.04 |
---|---|
10개 영역에서 건강관리법 찾기 - (1)스트레스 (0) | 2024.10.28 |
건강 이야기 - 프롤로그 (0) | 2024.10.21 |